미래차 '글로벌 빅3' 도약에 95조 베팅…2차전지는 1위 '정조준'

입력 2023-03-15 18:16   수정 2023-03-16 02:25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일본 도요타, 독일 폭스바겐에 이어 전 세계 판매 3위에 올랐다. 2010년 미국 포드를 제치고 5위를 차지한 뒤 12년 만에 이룬 쾌거다. 그러나 전기차 등 미래차 부문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 순위에서는 중국 BYD, 미국 테슬라 등에 이어 6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2차전지(배터리) 3사 역시 지난해 공급량에서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글로벌 점유율은 모두 떨어졌다. 세계 1위인 중국 CATL, BYD 등이 더 큰 폭으로 판매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정부가 15일 발표한 첨단산업별 육성 전략에서 ‘미래차 글로벌 3강’ ‘2030년 2차전지 세계 1위’를 목표로 내세운 배경이다. 주요 기업도 2026년까지 미래차 부문에 95조원, 2차전지에 39조원을 투자하는 등 정부의 밑그림에 색을 입히는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국내 63조원 투자

정부는 미래차 중점 투자를 통해 전기차 생산 규모를 다섯 배로 확대한다. 현대차그룹이 앞장선다.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3사는 2025년까지 국내에 총 63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대규모 투자를 국내에 집중해 한국을 현대차그룹의 미래 사업 허브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미래 성장 핵심인 전동화에 총 16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전기차는 물론 수소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미래 신기술 개발에는 8조9000억원을 투입한다. 기존 내연기관차의 상품성과 서비스 향상 등에 가장 많은 38조원을 쏟아붓는다.

현대차·기아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충에 21조원을 투자하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통해 국내 전기차 생산량을 지난해 35만 대에서 2030년 144만 대로 네 배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생산(323만 대)의 45%를 국내에서 맡을 계획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12% 수준으로 끌어올려 톱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토지이용계획 변경 등을 통한 전기차 공장 부지 확보를 추진한다. 2027년까지 2조원 이상 투입해 센서, 2차전지 등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2030년까지 소프트웨어 등 미래차 융합인력 3만 명을 키우기로 했다. 부품산업의 미래차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미래차전환특별법’도 올해 제정한다.
○국내 배터리 생산 용량 1.5배로 확대
배터리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이다. ‘미래차 3강’을 위해선 배터리 생산 용량 확대가 필수다. 정부는 2025년까지 국내 배터리 생산 용량을 연 60GWh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2021년 대비 1.5배 수준으로, 전기차 약 8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를 위해 장기·저리 대출, 보증 등에 올해 정책금융 5조3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국내 최대 생산 용량을 갖춘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 에너지플랜트’의 생산능력을 지난해 18GWh에서 2025년 33GWh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SDI는 충남 천안에 차세대 배터리 연구·생산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용량이 크고 안전한 ‘전고체 배터리’ 마더 팩토리 등을 세울 예정이다.

정부는 초격차 기술 선점을 위해 2030년까지 민·관을 합해 2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1회 충전 때 주행거리를 500㎞에서 800㎞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무게를 줄인 리튬황 배터리 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자국 우선주의에도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민·관 2차전지 얼라이언스를 통해 통상 현안에 공동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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